본문 바로가기

낙서

외투

껍데기를 걸치고 웅크린 고슴도치가 되어
이른 한파에도 늦된 추위에도 갈아 입을 수 없는
단벌 외투를 꽁꽁 싸맨 채로 한 철을 지나간다
춥지도 않은데 콧물은 왜 흐르나 훌쩍이며
누가 볼세라 얼굴을 숙이고 눈가를 훔친다 바람때문이야
정확하게 몇월 며칠부터 그 속에 들어가 있던건지
알고 싶기도 하고 모른 체 하고 싶기도 하고
하늘 한 번 쳐다보지 않고 어깨를 우그리며
날씨 탓하기 바쁜 계절을 지나간다
볕을 보지 못한 가시가 자꾸 파고든다


#外套#貞希

외투外套
추위를 막기 위하여 겉옷 위에 입는 옷을 통틀어 이르는 말. ≒오버(over).

'낙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포용과 수용  (0) 2019.02.10
연락  (0) 2019.02.09
생활  (0) 2019.01.31
허상  (0) 2019.01.29
중독  (0) 2019.01.28